1Q84 (무라카미 하루키) - 두개의 달이 떠 있는 세상
2009 문학동네, 村上春樹(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총 2권.
2009.10. ~12.11
그리 자주 나가는 편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멀리 떠날 때, 항상 함께 하는 것이 바로 하루키의 소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양을 쫓는 모험', (혹은 '양을 둘러싼 모험')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모습이, 미지의 타국으로 나가는 나의 심정과 잘 어울린다고나 할까?
그 밖에도 무언가를 찾기 위해 떠나는 '나'라는 존재가 나오는 소설들이 많다. 그래서 작품은 다르지만 항상 하루키의 소설을 위해서 배낭 한켠의 자리를 비워놓게 된다..
하지만, 이제 하루키의 소설 속에서는 '나'가 없다.
2003년,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고등학생인 카프카 이후로, 이제 하루키의 소설에서 '나'는 없다.
2005년 '어둠의 저편'에서는 에리와 다카하시, 그리고 그저 지켜보는 카메라의 렌즈뿐이고,
2006년 '도쿄 기담집'에 등장하는 나는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청자일 뿐이다.
당연하겠지만, 그 이유로... 이 책들이 배낭 안쪽에 자리 잡는 일은 아직까지 없었다.
4년만의 장편... 분량으로 보자면 6년만의 리얼 장편 '1Q84'는 두 사람이 등장하여 1Q84년 4월에서 9월까지 48번의 교차 편집된다.
이렇게 두 사람의 사건을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은 예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혹은 '일각수의 꿈')에서도 이미 보여주었던 전개이고... 결국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은 두 사람은 사실 동일인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번갈아 등장하는 패셔너블 킬러 아오마메와, 수학 강사 겸 그림자 작가 덴고 역시 어딘가에서 접점을 이룰 것이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오마메와 덴고가 어디선가 연관을 갖게 된다는 것을 짐작은 했지만, 사실 이렇게 빠르게 그 접점이 밝혀지게 될지는 몰랐다. 그리고 '공기 번데기'의 원작자 후카에리와 교단 '선구'의 교주의 관계 역시도 쉽게 예상을 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빠른 접점의 등장과, 주요 인물들 간의 관계가 쉽게 짐작이 되면서,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급격히 힘이 떨어진다. 남은 쪽수는 몇장 안되는데....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이 많이 남아 있다.
소설 초반 중요 역할을 하는 편집자 고마쓰와 후카에리의 보호자인 에비스노 선생은 어떻게 되었는지... 하루키의 인물 중에서 이렇게 사라진 인물이 있었던가? 그 정도의 역할이라면 덴고의 연인 처럼 '상실되는'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맥주를 마실 때에만 꺼내서 읽다 보니, 예상보다 꽤나 더디게 읽었다.
그리고 아직 한번 읽었을 뿐이다. 하루키의 소설은 모든 결과를 알고서 복선을 찾아가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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