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 diable probablement (아마도 악마가) 1977, 로베르 브레송
대한민국에 대한 브레송의 염세주의적 해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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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1977년
국가 : 프랑스 상영 : 95분 제작 : Sunchild Productions 배급 : Gaumont 각본 : 로베르 브레송 Robert Bresson 연출 : 로베르 브레송 출연 : 앙투안 모니에 Antoine Monnier (샤를 Charles 역) 티나 이리사리 Tina Irissari (알베르테 Alberte 역) 앙리 드 모블랑 Henri de Maublanc (미쉘 Michel 역) 흥행 : 189명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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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5 11:30~ 중앙시네마 6관, 충무로 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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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혁명 이후의 지식인들의 자조적인 체념과 패배주의를 다룬 이 영화는, 2008년의 대한민국과 놀랄만큼 닮아 있다.
잃어버렸다는 10년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릴 것이라 예상되는 앞으로의 5년을 걱정하는 일군의 무리들은 광장에 모였으나,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모두들 자신들의 편이라고 믿었던 많은 민초들마저 8월 31일의 대리 선거전의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서로를 배신하였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었을까?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논리적인 비판은 자취를 감춘 채 자기편과 상대편을 가르기만 급급하다. 세상의 모든 가치는 오직 화폐 단위로만 선정되고, 오로지 거침 없이 소비하고 버리는 것에서만 존재감을 자각한다.
이 세상을 이렇게 만든 것은 누구일까? 아마도 악마가?
기독교 세계관에서의 자기 구원이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하는 브레송 감독의 유일한(?) 염세주의 작품이라고 한다.
주인공인 샤를은 무척이나 똑똑하다. 68혁명의 소용돌이가 지나가고, 자신의 동료들이 무언가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비록 희미해졌을 망정) 아직까지 가지고 있을 때, 그는 이미 비관했다.
영화에서는 68년을 전후로 하여 실제로 바뀐 것이 무엇인지는 다루지 않는다. 다만 회의적인 지식인들과, 비관적인 주인공, 죽음으로 밖에 결론지을 수 없는 자괴감과 자포자기 들.
'세상을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만든 거지?' / '아마도 악마가.'
'내가 죽을 때가 되면 뭔가 멋진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았어... 내 생각에는...'
그는 말을 맺지 못하고,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한 친구의 총에 맞아 죽는다. 샤를의 죽음의 순간에 까지 브레송은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 이미 답은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
회의를 부정하는 주인공은 종교적 신념(?) 때문에 자살을 택하지 못하는 우스운 상황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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