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북경 1. 오랜만의 외유
'04.10.21 (한국 시각)
오랫만의 해외 출타이고, 그 보다 더 오랫만의 업무 출장이다.
작년 2월 사이판 Saipan 에 다녀온 지 1년 8개월만의 출국이고, 재작년 12월 일본에 다녀온지 1년 10개월만의 업무 출장이다. 거의 2년만에 준비하는 출장이어서인지 출발부터 약간 삐걱댔다.
출장에 대한 사내 품의를 서둘러서 일찍 재가를 받아놓긴 하였는데, 출국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전과는 바뀐 병무청의 출국 신청 절차 때문에 약간의 복잡함이 더해졌다. 이전에는 문제삼지 않았던 '전시회 참가' 라는 출국 사유를 별다른 이유 없이 무시해 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병무 행정 덕에, 실제로는 참여하지도 않을 '세미나에 참가'하겠다는 별도의 계획서를 작성하고, 또 아직 모집도 하지 않은 그 세미나의 참가 등록증까지 임의로 만들어서야 간신히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결혼 후 분가하고서는 처음으로 부모님 댁에서 잠을 잤다.
출장을 위한 짐을 싸서 하루 먼저 잠실에 와서 잠을 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바로 삼성동의 도심 공항터미널로 출발하였다. 오전 7시 출발하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이동하여 오전 7시 55분에 공항에 도착하였다. 출근 시간과 겹치지 않아서 평소보다 20분 정도 빠르게 도착하였다.
헤아려보니 이번이 9번째 출국이자, 9번째 인천 공항 이용인데 지금껏 이렇게 사람이 많은 적은 처음이다. 평일 오전 7시임에도 인천 공항에는 외국을 나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유있게 도착하긴 했지만 서둘러야겠다.
우선은 공항의 병무 신고소에 가서 출국 신고부터 한다. 이번을 마지막으로 이제 이곳에 들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오늘로써 특례 근무 기간이 정확하게 40일 남았다. 설마 40일 안에 해외에 다시 나올 일은 없겠지.
아시아나 항공편이다. 보잉 Bowing 747기라서 그닥 좋은 시설은 아닐 것이라 예상된다. 아마도 오래된 기종이겠지.
비상구 앞 좌석을 요청했는데, 다행히 비상구 앞 자리로 받을 수 있었다. 올림픽대로가 막히지 않아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니 좋다. 비상구 앞 자리도 잡을 수 있고, 행동에 여유가 있다.
중국 roaming을 위해 SK 텔레콤의 로밍센터를 찾았다. 출국 심사 바깥쪽에 2개의 센터가 있는데, 기다리는 사람을 세아려보니 50명 정도의 대기자들이 있다. 꽤 비싼 로밍 요금임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로밍을 해서 가는 사람들이 많구나.
SK 텔레콤 옆에 위치한 KTF나 LG 텔레콤의 부스에는 둘 합쳐서 15명 정도의 사람들 밖에는 없는데... SK 텔레콤 고객들이 재정적인 여유가 많거나, 다른 두 회사의 고객이 제 정신이거나.
2개의 출국 심사대 중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부스에서 가까운 1/2번의 입구에는 사람이 많다. 멀리, 주로 외국 항공사들의 부스 근처에 있는 3번 입구에 줄을 섰다. 수학여행으로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는 일본 학생들이 있긴 하나, 대기열이 그렇게 길지 않아서 많이 기다리지 않고 들어왔다.
검문도 shoe bomb 방지를 위해 신발을 벗고 검사하는 것 외에는, 예전 9/11 직후에 미국에 갈 때보다는 어느 정도 허술하다. 어제였던가, 한국에 대한 테러 위협이 무장 단체가 아닌 개인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라마단 رمضان 기간동안 공항에 배치할 것이라던 장갑차는 눈에 띄지 않으며, 경비 요원의 수도 9/11 때 보다는 훨씬 적은 인원이다.
9시에 출국 심사를 마치고 면세 구역에 들어왔으나, 면세점이라고 해서 별로 살만한 것도 없어서 공항 사진이나 몇장 찍으면서 boarding 을 기다린다. 공항 내부에서 사진을 찍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네. '거미숲' 에서 서정과 감우성이 서로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나오근 했는데 실제로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커다란 DSLR 을 여기저기 들이대는데도 저지하는 사람이 없는 걸 봐서는 괜찮은 듯 하다.
하긴 뭐, 이미 TV를 통해서 영상으로도 많이 공개가 되었는데.
동행하기로 한 장정국 과장님을 만나 9시 30분에 일찌감치 탑승을 하여 자리를 잡았다.
역시 비상구 앞 자리가 편하고 좋네. 다리도 쭉 뻗을 수 있고.
일찍 탑승했지만 비행기 출발이 20분 정도 지연되었다. 앞선 항공편드의 출발이 밀려 있다고 하던데. 하지만 베이징 北京 도착 예정 시각은 여전히 11시 15분 (베이징 시각) 이다.
비행기가 출발하고 궤도에 오르자마자 기내식이 나온다. 스튜어디스에게 부탁해서 포장 김치 2개를 얻었다. 나중에 라면 먹을 때 긴요하게 사용되겠지. 기내식을 먹고 치우자 마자 면세품 판매가 시작된다. 난기류 때문에 기체가 요동치고, seat belt sign 까지 켜졌는데도 불구하고, 스튜어디스들은 면세품 장사에 전념하고 있다. 그렇지, 항공업은 판매업이지.
현지 시각으로 11시 25분 정도에 베이징 공항 北京首都國際機場 에 도착했다. 안 그래도 큰 규모의 747 기가 꽉차는 만원 승객이 도착하니, 출국 수속에 줄이 길다. 출국 수속을 밟으면서 로밍 설정을 하고, 시험 삼아 JUNE 에 접속했다. 마침 보스턴 Boston Redsox 과 뉴욕 양키스 NewYork Yankees 가 경기중이기에 9회말 경기를 봤다. 리그 챔피언십 ALCS 의 7차전 경기는 10:3 을 보스턴이 승리했다. 밤비노 Babe "Bambino" Ruth 의 저주라고, 특히나 양키스에 번번히 발목을 잡히면서 월드 시리즈 World Series 우승을 하지 못하던 보스턴의 멋진 시리즈 역이다.
입국 심사를 마친 SKT 출장자들은 가이드를 따라 버스를 타고 호텔로 출발하였다. 공항에서 약 20분 정도 오다 보니 전시회가 열릴 CIEC가 보이고, 바로 옆에 SAS 래디슨 호텔 SAS Radisson Hotel 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