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et Terror (플래닛 테러) - 또 하나의 '황혼에서 새벽까지'
년도 : 2007년
국가 : 미국, 멕시코 상영 : 95분 등급 : 18세 관람가 (한국) 제작 : Dimension Flims 배급 : Genius Products 각본 : 로버트 로드리게즈 Robert Rodriguez 연출 : 로버트 로드리게즈 출연 : 로즈 맥거완 Rose McGowan (체리 달링 Cherry Darling 역) 프레디 로드리게즈 Freddy Rodriguez (레디 Wray 역) 말리 쉘튼 Marlie Shelton (다코타 블럭 Dakota Block 역) 흥행 : 19,324명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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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7.2, 중앙시네마 1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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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의 'Death Proof (데스 프루프)'를 봤는데, 영화의 본편 앞에 이 영화의 예고편이 나왔다. 사실 그 당시에는 이 영화가 정말로 제작할 예정인 영화인지 의심이 갔다. 극장이나 배급사에서 제공하는 예고편이 아니라, 영화의 본편에 붙어있는 다른 영화의 예고편이라니.
게다가 그 본편은 타란티노 연출이고, 붙어있는 예고편의 감독은 로버트 로드리게즈라니. '이건 그냥 타란티노의 짖궂은 장난이군' 이라고 생각할만한 여지가 충분했었던거다.
그 생각은 금방 바뀌었는데, 'Death Proof (데스 프루프)' 를 보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불법 공유 사이트에 이 영화가 나온거다. 어허라, 실제하는 영화의 예고편을 앞에 붙인 것이었다니.
그런데 이 영화는 미국에서 개봉하지는 않고 DVD 로만 발매한 것이니 약간의 농담도 섞여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이다. 그리고 이 영화 앞에도 예고편이 하나 붙어있다. 예고편의 제목은 'Machete (마쉐티)' 어허라, 이것도 정말 나올 영화인 것인가?
로드리게즈 연출의 영화를 처음 본 것은 'Four Rooms (포룸)' 의 세번째 에피소드 'The Misbehaviors' 였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Antonio Banderas 와 팀 로스 Tim Roth 의 연기가 얼마나 재미있던지. 이후에 로드리게즈 전설적인 데뷔작인 'El Mariachi (엘 마리아치)' 와 헐리우드판 리메이크작인 'Desperado (데스페라도)' 를 연속으로 봤다.
'어허, 이 감독 참 재미있군.' 라고 생각했는데, 'Once upon a time in Mexico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 로부터 그 생각을 접기로 했다. 그래도 나오는 족족 보기는 한다만.
영화의 내용은 참 어처구니 없다. 뭐 사실 내용을 기대하고 본다기 보다는 황당무계한 액션(?), 그리고 더러움과 역겨움이 혼합된 지저분함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려고 보는 것이니까. 그렇다고 해도 내용은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데, 그래도 지저분함의 카타르시스는 실망스런 'Once...' 에 비하면 꽤 훌륭하다.
그러나 그 지저분함 때문에 훌륭한 영화라고까지 부르기는 민망하지.
전염성이 무지하니 강한 바이러스에 중독된 사람들이 결국은 좀비가 되어버리는 평범한 좀비 영화다. 의처증에 걸린 의사-간호사 부부와 왜 헤어졌는지 모르지만,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고고걸과 정체 불명의 사내가 나오지만 인물간의 관계가 그다지 중요한 설정은 아니다. 어쨌거나 당연하게도 이 주인공들이 좀비를 물리친다는 평이한 설정이다. 하지만 참으로 성의 없이 만든 좀비 영화이긴 하다.
이제는 꽤나 흔해진 좀비 영화의 약점을 탈피하려면 뭔가 색다를 소재나 설정이 있어야 하거늘, 그저 더러움과 역겨움으로만 승부를 하고 있다니. 중간 부분의 섹스신에서 불타버리는 필름을 보여주는 장난 짓거리는 이제 더 이상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고, 거부감으로 다가온다. (뭘 기대한거야? 낯설게 하기 효과?)
너무 길게 나와서 카메오로 보기는 좀 과하다 싶은 브루스 윌리스 Bruce Willis 와 오랫만에 보는 마이클 빈 Michael Biehn 이 반갑다. 카메오라고 하면 쿠엔틴 타란티노 정도의 분량이 적당하다. 조쉬 브롤린 Josh Brolin 은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에서는 낯설었는데, 머리를 검게 하니까 오히려 낯 익네.
고고걸인 체리가 의족 대신 머신건을 달고서, 브릿지 자세로 총을 갈길 줄 알았는데, 그저 단순히 피하는 장면이라서 아쉬움. 그리고 우리나라 포스터에는 잘린 다리가 거꾸로 나왔네.
Trivia
- 영화의 원래 제목은 'Project Terror.' 그러고 보니 'Death Proof (데쓰 프루프)' 에 붙은 예고편에서는 저 제목으로 나왔던 것 같은데.
- 'Death Proof (데쓰 프루프)' 와 'Planet Terror (플래닛 테러)' 는 'Grindhouse' 라는 하나의 영화에 포함된 2개의 에피소드이다. 'Grindhouse' 는 2개의 영화와 4개의 fake trailer 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70년대 2개의 B급 영화 동시 상영관'이라는 뜻이다.
- 'Grindhouse' 에는 4개의 fake Triler 가 포함되어 있지만, 그 중 'Planet Terror (플래닛 테러)' 에 붙어있던 'Machete (마쉐티)' 는 imdb 에서 조회가 된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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