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Joe: The Rise of Cobra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 - 어차피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지만, CG는 아쉽지
2009 Stephen Sommers 연출, Channing Tatum, Sienna Miller, Christopher Eccleston, 이병헌, Ray Park 출연
2009. 8.17 12:25~ CGV 구로 7관
이 영화에 대한 논의의 중심에는 항상 이병헌이 있었다.
헐리우드가 마치 전 세계 영화의 중심인 양,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에 한국 배우인 이병헌이 출연했다는 것이 (그것도 꽤나 비중있는 역할로서...)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가 보다라고 생각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영화의 홍보가 방해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이병헌이 출연했다는 것이 홍보의 헤드라인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영화에 대한 내용은 모두 묻혀 버리고 이병헌에 대한 내용만 둥둥 떠다닌다.
그래서 결정적으로 이 영화에 대한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별로 없다는거...
이병헌의 출연!
실제로 이병헌이 꽤나 비중있는 역할을 맡기도 하고, 내용상 악당의 대빵이 꽤나 찌질하여서... 반대 급부로 악당 중의 대빵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보지는 못했지만, 알려진 것보다 정지훈의 비중이 좀 약하더라는 'Speed Racer (스피드 레이서)'나, 언급하는 것 조차 창피하다는 'Dragonball Evolution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박준형... 그나마 비중은 좀 있지만, 다른 캐릭터에 곧 묻혀버리는 'X-Men Origins: Wolverine (엑스맨 탄생: 울버린)'의 다니엘 해니에 비해서는 훨씬 매력적인 (관객이나, 출연자 측면 모두...) 캐릭터인 것은 사실이다.
한국향 포스터에서는 얼굴을 까긴 했지만, 글로벌 포스터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 때문에 홍보에 있어서 역기능이 발생하는 것이... 마치 이병헌이 맡은 Storm Shadow라는 캐릭터가 단지 이병헌이기 떄문에 매력적인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고, 또한 이 영화가 이병헌의 출연 외에는 전혀 매력이 없는 것처럼 인식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영화에 대한 많은 평가를 보면 영화의 스토리나, 캐릭터의 국적에 대한 설정이 엉망이어서 꽤나 졸렬하고 유치하여 영화에 몰입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설정과 고증이 문제라고?
그래서 이 영화를 볼까말까 망설였지만... 액션 영화는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당연히 재미가 반감된다는 신념(?) 하에... (사실은 '불신지옥'보러 갔다가 시간이 안 맞아서...)
실제로 본 이 영화는 일단 꽤나 재미있다. 'The Mummy (미이라)' 시리즈의 Stephen Sommers 감독이 본인의 장기인 거대 액션을 충분히 잘 그려냈다는 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각종 설정이 현실과 사맞디 않다고 하더라도.. 이런 류의 액션 영화에서 그 정도는 너그러이 용서해 주어야 하는 것이 대인배의 덕목 아니던가... (설령 동경에 있는 소림사의 주지 스님이 영어를 쓰고, 그 제자는 한국말을 쓰는 일본인이었다 한들... long long ago, far far away의 한 제국군과 연합군들은 모두 유창한 영어를 쓰지 않았던가...)
영화는 대체적으로 재미있다만...
위와 같은 설정의 오류 외에 몇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 만은 어쩔 수 없다.
주인공 캐릭터 설정의 어설픔
이 영화는 태생적으로 캐릭터 영화이다. 어찌보면 한둘도 아닌 대거의 캐릭터를 한꺼번에 등장시킬 수 있는 설정이니만큼, 'X-Men (엑스맨)' 시리즈와 같이 본류와 스핀오프를 시도해 봄직한 설정이기도 하다. (분명 그렇게 할꺼야...)
하지만, 첫편에서 그러한 캐릭터의 설정에 실패했다고 본다. 'X-Men (엑스맨)'의 경우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한편에서 등장하지만, 거기서 중심을 지키고 서 있는 것은 바로 Wolverine이였다. 이 녀석이 중심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캐릭터들의 중구난방을 어찌 손써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를 뻔 했지만, 역시 Brian Singer는 영리했던 것이다.
하지만, Joe 들 중에서는 중심을 잡아주는 녀석이 없다. 당연히 주인공인 Duke와 (Channing Tatum) Anna (Sienna Miller)가 그 역할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Duke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서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이 부족하다. 다른 부대에 있다가 Joe 부대에 들어올 정도라면 뭔가 다른 캐릭터를 압도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입단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능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에 비해 Wolverine은 대단하잖아..) 여자 주인공 역의 Anna 역시 마찬가지인데... Duke와 잘 사귀다가 갑자기 악역이 되어서 나타난 것에 대한 개연성이... 참으로.. 조잡하다. Duke와 Anna의 과거 관계 회상씬은 참으로 손발이 오그라붙을 정도다...
게다가 불만인 것은 Sienna Miller는 흑발이 어울리지 않는 다는 점...
흑발이라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그리고 단순한 선악 대결의 구도라면 악역 대빵도 주인공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빵이어야 하는 McCullen (Christopher Eccleston)은 찌질하기 그지 없는 병신이다. 별 역할 못하고 그냥 잡혔네...
라이벌 구도를 벌써 까발리다니...
주인공의 찌질함 때문에 오히려 주목 받는 캐릭터가 바로 Storm Shadow와 Snake Eyes이다.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의 무능함 덕을 이병헌이 봤다.) Storm Shadow는 (Ray Park) 후까시 만빵이고... (영어 대사가 그렇게 어색하지 않았고..) Snake Eyes는 과묵한 것이 뭔가 있어 보인다.
앗, 그런데... 너무 일찍 까발렸다. 게다가 까발린 것도 연대기적 회상씬인지라 이것 역시 손발이 오그라든다.
아.. 얘네만 잘 살렸어도...
어차피 후편이 연속적으로 계속 나올 것이라면... 1편은 캐릭터 및 상황 설정으로서의 역할로서 만족한다면... 뭔가 2편에 대한 기대감을 더 주고 싶더라면... 얘네들의 관계를 까발리지 말고 놔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둘의 결투신은 없앨 수 없다고 하더라도... 둘의 관계에 대한 궁금함만을 남겨 놓고 영화를 마무리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Long time, Brother' 정도로 여운만 남겨주면 멋지잖아. ('Star Wars Episode I: The Phantom Manace (스타워즈 에피소드 I: 보이지 않는 위험)'의 Darth Maul을 보라고.. 캐릭터가 찌질해도 2편의 활약이 기대되잖아.)
CG의 아쉬움
여튼 전체적으로 재미있기는 하다만... CG 부분에 있어서의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CG가 영화의 대부분을 채우고, 또 그것이 key가 되는 이 영화의 특성상.. CG가 후지다는 것은 영화의 커다란 약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막이나 기지의 생김새는 detailing을 하다 만 것 같이 완성도가 떨어지고... suit를 입고 추격전을 하는 장면은 차량과 인물의 움직임이 매우 어색한 데다가 suit 자체가 'Iron Man (아이언맨)'의 짝퉁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특히나 마지막 해저 전투신은... 장소만 해저이지 실상으로는 공중전인데... 하이라이트여야 할 이 공중전이 10년 전의 'Star Wars Episode I: The Phantom Manace (스타워즈 에피소드 I: 보이지 않는 위험)'은 고사하고, 26년 전의 'Return of Jedi (제다이의 귀환)'의 Death Star 파괴신만도 못하니.. 이거 환장하겠네..
이것만 멋지게 처리했어도... 지금처럼 욕은 먹지 않을텐데 말이지 말이야, 말이야, 말이야...
하지만 후편은
뭐, 당연하겠지만 후편은 나오겠지.. 그렇게 크게 손해를 보고 말아 먹은 영화도 아니니만큼...
그런데.. 이 거대한 양의 CG를 제대로 처리할 능력이 안된다고 보는 건지.. 아니면 캐릭터의 다양함을 표현하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Stephen Sommers 감독은 하차한다는 얘기가 있고...
그에 반해서 이병헌은 3편까지 출연 계약이 되어 있다는 얘기도 있고... 그냥 죽여버린 Storm Shadow를 어떻게 살리련지...
반가운 얼굴들
영화를 보다가 보면 반가운 얼굴이 있는데..
우선 Hawk 장군으로 나오는 Dennis Quaid. 살찐 모습이 대통령 경호원 보다는 별 볼일 없는 장군 역에 더 어울리더만...
그리고 훈련 교관으로 살짝 나오는 Brendan Fraser... 아무래도 우정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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