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cop (로보캅) - 내 로보캅을 돌려줘
년도 : 2014년 국가 : 미국 상영 : 117분 제작 : MGM 배급 : Columbia Pictures 원작 : Robocop (로보캅) 연출 : 조세 파딜라 José Padilha 출연 : 조엘 키나만 Joel Kinnaman (알렉스 머피 Alex Murphy 역) 게리 올드먼 Gary Oldman (데넷 노튼 Dennett Norton 역) 마이클 키튼 Michael Keaton (레이먼드 셀러스 Raymond Sellars 역) 흥행 : $59M (미국), 979,509명 (한국) | |
2016.9.26, Gpad2 ★★★☆☆☆☆☆☆☆ |
1987년 12월 28일은 나에게 꽤나 기억에 남는 날짜이다.
영화에 대한 지식이라고는 코딱지만큼도 없었던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겨울 방학을 맞이하여 대한극장이라는 타이틀만 믿고서 극장을 찾아서 독특하기 서울역에 그지 없는 영화 'Robocop (로보캅)' 을 관람한 날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몰라서 미국식으로 폴 버호벤이라고 읽었던, 그의 고향 네덜란드 식으로 발음하면 파울 페르후번이 되는 초짜 감독의 미국 데뷔작인 이 영화는 아직까지 어렸던 중학생의 기억에 꽤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심의를 어떻게 했길래 중학생 관람가 판정을 했나 싶을 정도로 폭력적인 이 영화는 (물론 중학생 관람가 판정을 위하여 꽤 많은 장면을 들어냈다.) 어린 중학생 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로보강시'라니!!!)
속편은 내가 나오지 않아서 망한거야.
하지만 전적으로 감독인 페르후번의 재능에 의존했던 원작 역시 속편을 거듭하면 할 수록 점점 더 망해갔다.
객관적으로 평가하면 이 원작 역시 걸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영화 전반에 걸쳐서 표현되는 감독의 B급 정서는 물론이고, 별 볼일 없는 캐스팅이나 그렇게 크지 않은 액션의 규모로 보자면 단지 성공한 B급 영화로서 평가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이렇게 성공한 B급 영화를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순진한 생각일 것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작가들의 상상력이 고갈된 시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좋은 원작을 가져와서 좋은 배우와 많은 자본을 투입한다고 하여 그 결과물이 훌륭한 작품으로 나올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 역시 순진한 생각이다. 전술했듯이 원작의 매력이 전적으로 감독의 재능에 의한 것이라면 오히려 고비용의 졸작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더 많다. 이는 같은 감독의 차기작 'Total Recall (토탈 리콜)' 의 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리메이크에서는 원작의 설정을 가져오기는 하였으나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오지는 않았다.
박사님, 제가 주인공인거 맞죠?
이미 ED-209 는 실전에 투입된 상태이고, 드레퓌스 법안에 가로막힌 국내의 상황 때문에 로봇 대신 사이보그를 투입하기 위하여 로보캅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로보캅으로 선택된 머피가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의 갈등을 원작만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고민은 당사자 머피가 아닌 노튼 박사가 대신한다. 의사로서의 윤리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개인의 양심이 회사와 자본의 논리에 침식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노튼 박사가 주인공이 아닌가 싶게 만든다.
노튼 박사 역할을 한 개리 올드먼의 연기는 좋았으나, 이러한 설정 때문에 로보캅이 단지 노튼 박사의 조정에 의해 움직이는 로봇 정도의 수준으로 격하되면서 로보캅과 ED-209 의 대결 재미가 반감된다.
원작만큼 폭력적이지도 않고, 유머도 없이 건조한데, 마지막 액션의 대결 구도마저 큰 공감이 없이 진행되면서 원작이 가진 매력은 거의 증발해 버렸다. 사실 원작의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회장의 물음에 대한 머피의 마지막 대답 아니었던가.
내가 악역이라고.
악역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 셀러스 회장 역시 원작의 딕 Dick (로니 콕스 Ronny Cox ) 만큼 악한은 아니어서 마지막 대결의 쾌감 역시 희미하다.
악한이라고 할 정도의 인물이라면 노박 Novak (사뮤엘 L. 잭슨 Samuel L. Jackson ) 정도인데, 뉴스 진행자일 뿐 로보캅과 조우하지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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